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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수상작 심사평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42
2025-11-26 18:49:27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총평

심사위원들은 부산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며 활동하는 창작자들의 작품들로 구성된 메이드 인 부산 경쟁 부문의 18편을 통해, 지역에 머무르면서 창작자로 활동한다는 것이 작품의 성격과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확인해보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며 반성하기도 했고, 주어진 제작 조건과 지역 기반 공동체에서 작업이 이루어질 때 그 과정과 결과에서 드러나는 방향과 감각,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상당수의 작품이 대학이라는 제작 환경과 자원에 기반했고, 동시에 체계나 기반 없이 스스로의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자들의 시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불완전하지만 그 안에서 부산독립영화가 품은 질문과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공간적 조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태도와 고민, 실천이 어떤 방향으로 더 확장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를 지켜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역의 모든 창작자 여러분께 격려와 지지를 보내며 앞으로 더 넓고 깊은 작업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대상 <물질형태>(이성욱)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영화를 봤습니다. 감독님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많은 작품이 과연 창작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창작이란, 먼 곳이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영화는 어떻게든 만들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를 어떻게든 상영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영화가 바로 독립영화입니다. 그리고 독립영화가 상영되기 위해서는 독립영화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부산독립영화제에서 다른 감독의 영화를 볼 때야만, 바로 우리의 다음 영화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창작의 고민을 넘어서서 만들어낸 영화가 저희의 눈에 띄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확실한 시각적 비전을 구축하였으며, 삶의 한계적 상황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탐구하였고, 그 탐구 과정에서 시류에 편승하거나 조건에 타협하지 않은 이 작품이 특히 저희 눈에 띄었습니다. 대상 수상이 감독님이 다음 작품을 만드시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은 이성욱 감독의 <물질형태>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특별상 <유령> 연출 임지훈

영화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영화의 만듦새가 아닌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에 관한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상상하게 하는 힘은 프레임 안이 아니라 프레임 밖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 작품은 그런면에 있어서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 훌륭합니다. 우연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야기로 확장시키는 능력과 인물을 향해 침착함을 보이는 태도는 실로 놀라웠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의 다음 여정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임지훈 감독의 <유령> 입니다. 

 

기술창의상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촬영감독 정세명

카메라를 통한 예술인 영화는 결국 카메라 앞에 놓인 대상을 어떻게, 얼마나 찍을 것인가의 문제를 상대합니다. 배우의 얼굴을, 손과 발을, 흐르는 물을, 낮과 밤을, 서로 다른 영화적 대상의 접촉을 어떻게 해야 잘 찍을 수 있을까요. 저희 심사위원들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는 촬영을 보았습니다.  어딘가 반복적인 쇼트들 사이에 굳건히 자리 잡아 안정적으로 영화를 이끌어준 단단한 촬영에 기술창의상을 수여하고자 합니다.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기술창의상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의 정세명 촬영감독입니다. 


 

최우수연기상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김지윤

연기상을 시상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배우는 독립영화를 떠받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스태프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출연자, 배우가 없다면 어떤 영화도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큰 힘이 되어 주시는 모든 배우분들께 작은 감사의 말을 건냅니다. 영화를 빛내주신 여러 출연자분들 중에서 단 한분에게만 연기상을 드려야 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희 심사위원단은 성장의 아픔을 무심하게 바라보지만, 그 안에서 슬픔과 미움과 적개심과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을 동시에 품었던 이 분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분의 연기로 영화가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의 김지윤 배우입니다. 축하합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상 <벌레들> 연출 이하람 

부산독립영화협회상은 부산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회에서 드리는 상입니다. 저희 운영위원회에서는 올 한해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 가운데, 메이드인 부산 섹션과 스펙트럼 부산 나우 섹션, 그리고 특별 상영 섹션에서 상영된 부산독립영화 신작들 가운데 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수상작으로 결정된 이 작품은 익숙함과 생경함 사이의 영역으로 보는 이들을 끌어당깁니다. 이 끌어당김은 매혹일 수도 있으며, 당혹일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은 지역에서의 프로덕션이 가진 조건의 한계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고 독자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제작 여건이 구축되어 있는 교육기관이나 문화 예술 시설을 통해 작업의 동기를 마련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기에 그 가치는 독립영화만의 실천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운영위원회에서는 매혹의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생경하게 다가오는 당혹의 세계를 그려내는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제27회 부산독립영화협회상은 이하람 감독의 <벌레들>입니다.


 

관객심사단상 <유령> 연출 임지훈 

수많은 존재의 흔적이 담긴 부산 곳곳의 장소들을 영화를 통해 다채롭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곳이 있었나?’가 아닌 ‘그래, 이런 곳이 있었지.’ 하며 재회의 감각을 일깨운 작품이었습니다. 제목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볼 수 없게 된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용감하고 솔직하게 풀어낸 태도에 깊이 공감하고 지지를 보냅니다. 또한 담담하게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마주한 거주불명자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해낸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관객심사단상은 임지훈 감독의 <유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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